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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다니십니까?
2020.6.14. 주일예배. 김충현
요 12:30-36, 44-46, 롬 13:11-14 [교회 다니십니까?]
요즘, 여러분은 주일예배 마치고나서, 점심 때, 어디서 식사하십니까?...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우리는 교회, 만나의 집에서 함께 식사했습니다. 각 목장별로 음식봉사하는 분들의 수고 덕분에 점심 식사를 맛있게 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감염병 시국,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언제부터 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난 주간, 어느 교회 목사님과 통화하면서, 제가 그 목사님께 <목사님, 이 코로나 시국이 언제 종료될른지 예언을 한 번 해보십시요>라고 했더니, 그 목사님이 그냥 웃기만 하셨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이렇게 함께 모여서 예배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함께 모여서 봉사하고 식사하는 것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집에 들어가서 먹을 때도 있고, 집 근처 식당에서 사먹을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포장해서 집에 가서 먹을 때도 했습니다. 지난 주일에도, 자주 포장해가던 음식점을 들러서 포장해가려고 했을 때의 일입니다. 그 음식점에 갈 때는 항상 10분 전쯤 미리 주문하고 가는데, 지난 주일에도 아마 늘 주문을 받던 직원인 것 같은데, 음식값을 계산할 때 그 직원이 저를 보더니 선뜻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당 다니십니까?>... 제가 로만칼라 셔츠를 입은 것도 아니고, 그냥 넥타이 복장이었는데... 십자가목걸이를 한 적도 없었는데... 제가 천주교성경책을 가지고 다닌 것도 아닌데... 과연 무엇을 보고, 제가 성당 다니는 사람처럼 보였을까요?...
여러분이 보실 때, 제가 성당 다니는 사람처럼 보이십니까?... 아니면 교회 다니는 사람처럼 보이십니까?... 성당 다니는 사람과 교회 다니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 직원에게는 <저는 성당 다니는 사람이 아니고 교회 다니는 사람입니다>라고 하기는 했습니다. 역삼동에 서울중앙교회 다니는 사람... 음식점에서 나오면서, 저를 보고 <성당 다니십니까?>라고 말한 그 직원의 말이 계속 머리 속에서 맴돌았습니다. 같은 말이면, <성당 다니십니까?>라는 말보다는 저보고 <교회 다니십니까?>라고 말해주었더라면, 그나마 기분이 괜찮았을텐데... 약간은 기분이 묘했습니다.
세상사람들이 우리 기독교인들을 보고 <교회 다니십니까?>라고 말할 때는 단순히 종교 확인 차원을 넘어서, 2가지, 이중적인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는, 긍정적인 측면인데, 당신이 지금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예수믿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뜻입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답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부정적인 측면인데, 요즘 교회나 기독교인에 대한 인식이 안좋은데, 그런 교회에 나가서 뭘 하냐는 의미입니다. 목사들, 교인들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한국교회에 대한 나쁜 평판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런데 아직도 그런 교회를 다니느냐는 뜻입니다. 2가지 의미 중에서 오늘 우리가 들어야할 말은,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교회 다니십니까?>이겠지요.
그렇다면 교회 다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세상사람들이 기대하는, 교회 다니는 사람은 물론이요, 더 나아가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교회 다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특정 유명한 교회를 다니는 사람일까요?... 초대형교회, 대형교회, 중형교회, 소형교회 다니는 사람일까요?... 교회를 어떤 물리적인 공간만으로만 보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교회라는 공동체에 소속해있는 사람... 그러나 그것은 피상적인 뜻입니다. 교회의 뜻은 본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의 모임인데, 교회 다니는 사람의 참 뜻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 분 안에 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는(실천하는) 사람입니다.
갈 2:20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지금 내 안에 예수님이 살고 계십니까?... 진실로 그렇다면, 나는 교회 다니는 사람 맞습니다. 그러면 내 안에 예수님이 살고 계시면, 나는 어떻게 살게 될까요?... 문자 그대로는 예수님처럼 살게 될텐데, 내가 예수님 안에 거하고, 예수님이 내 안에 거하게 되는 것, 곧 예수님처럼 살게 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교회 다니는 사람, 곧 예수님처럼 살게 되는 사람의 모습들 중 한 가지 모습을 오늘 본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요 12장 본문을 보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이 확인시켜주십니다. 예수님이 한 날의 밀에 대한 예언을 하신 후에, 자신의 죽음 그리고 이어서 부활을 사람들에게 예고하셨을 때의 일입니다. 32절에 의하면,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 이는 예수님이 자신이 어떠한 죽음으로 죽을 것을 보이신 것인데, 사람들은 이 예수님의 말씀을 믿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율법에서는 그리스도가 영원히 계신다고 했는데, 예수님이 그리스도, 곧 메시야라고 한다면 어째서 들린다고 말하느냐는 것입니다. 이런거 보면, 아직도 사람들은 예수님이 누구인지,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메시야에 대한 몰이해... 사람들이 자신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빛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먼저 35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직 잠시 동안 빛이 너희 중에 있으니 빛이 있을 동안에 다녀 어둠에 붙잡히지 않게 하라 어둠에 다니는 자는 그 가는 곳을 알지 못하느니라> 잠시 동안 빛이 너희 중에 있다고 하면서, 빛이 있을 동안에 다니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은 어둠, 그 자체인데, 그 어둠에 다니지 말라는 것입니다. 빛이 있을 동안에 다니는 사람은 그 가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있지만, 어둠에 다니는 사람은 그 가는 곳을 알 수 없다고 하시면서, 예수님은 빛을 믿으라고 하셨습니다. 그와 동시에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36절 <너희에게 아직 빛이 있을 동안에 빛을 믿으라 그리하면 빛의 아들이 되리라> 예수님이야말로 참 빛이신데, 예수님이 계실 동안에 예수님을 믿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빛의 아들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빛의 아들... 이 단어를 보면서, 뭔가 느낌이 오지 않으십니까?... [빛의 사자들이여]라는 찬송가(502장)만 생각나십니까?... 예수님은 빛 자체가 되시는데, 빛이신 예수님이 내 안에 계시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내가 빛이신 예수님처럼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빛으로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빛으로 사는 사람, 빛 가운데 사람... 빛은 어둠을 몰아내는데, 빛의 아들이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44절 이후에서 예수님은 다시 한 번 빛에 대한 선언을 하셨습니다. 나를 믿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 곧 하나님을 믿는 것이라고 하셨고, 나를 보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 곧 하나님을 보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빛이심을 공식 선언하셨습니다. 46절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 무릇 나를 믿는 자로 어둠에 거하지 않게 하려 함이로라> 예수님은 분명히 빛으로 세상에 오셨다고 했으니, 그 예수님을 믿는 사람 안에는 빛이신 예수님이 계십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예수님처럼 빛으로 사는 사람, 곧 빛 가운데 거하는 사람입니다. 빛 가운데 거하는 사람은 결코 어둠에 거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어둠의 일들을 하지 않습니다. 결코 범죄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예수님처럼 빛으로 사는 사람입니까?... 빛 가운데 거하는 사람입니까?... 오늘 말씀의 제목, [교회 다니십니까?] 이 말은 이렇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빛처럼 살고 있습니까?... 빛 가운데 다니십니까?...
빛처럼 사는 사람, 빛 가운데 다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바울이 로마서에서 권면한 말씀을 통해서 교훈을 받습니다. 롬 13장에서 바울은 그리스도인이 처한 시기를 종말론적으로 보면서, 이렇게 진단합니다.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으로 더욱 긴장하고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함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은 정신차리고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데, 더 이상 어두움 가운데 있지 말고 빛의 갑옷을 입자고 합니다. 12절에 증거하는 것처럼,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빛의 갑옷을 입은 사람, 곧 빛 가운데 거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13-14절에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한 가지씩 나 자신에게 적용해볼까요?... 나는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단정히 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방탕하지 않습니까 아니면 방탕합니까?... 술 취하지 않습니까 아니면 술취합니까?... 음란하지 않습니까 아니면 음란합니까?... 호색하지 않습니까 아니면 호색합니까?... 다투거나 시기하지 않습니까 아니면 다투거나 시기합니까?...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었습니까 아니면 다른 옷을 입었습니까?... 정욕을 위해서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않습니까 아니면 육신의 일을 도모합니까?...
오늘 내가 진실로 교회 다니는 사람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빛으로 사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빛 가운데 거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말씀을 준비하면서, 빛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두운 세상에 참 빛으로 오셔서 구원의 소망을 주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오늘 우리에게도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하셨는데, 과연 나는 빛다운 빛인가... 우리 교회, 한국교회는 빛다운 빛인가...
빛... 우선 빛은 소리가 없습니다. 빛 하면 해와 달을 연상하게 되는데, 별도 떠오르고... 해나 달이 <내가 너에게 빛을 비춰준다>라고 소리내면서 빛을 비추어준 적 있습니까?... 저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소리없이 빛을 비춰줍니다. 또한 빛은 댓가나 대접을 바라지 않습니다. 해나 달이 빛을 비추어주면서, <내가 이렇게 해주니, 내게도 이렇게 해달라> 하지 않습니다. 무엇인가 바라지 않습니다. 해나 달은 피조된 그 날부터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그토록 빛을 많이 주어서 수많은 동식물, 사람들을 살리고 희망을 주는 공헌을 했으면서도, 무슨 박사학위를 받았다든지, 공로상을 받았다든지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런거 안받았다고해서 실망하지도 않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묵묵히 자기 자리에 서서 또 다시 빛을 비춰줍니다. 그래서 저는 해와 달을 볼 때마다 머리를 숙입니다. 나도 저 해와 달처럼, 세상을 향해서, 공동체를 향해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서 소리없이,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빛을 비춰주어야 하는데... 복음의 빛, 사랑의 빛을 비춰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할 때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이란 복음송이 있습니다. 이젠 복음송의 고전이 되었지만, 최용덕 간사가 제목 그대로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었던 찬양인데, 부를 때마다 공감이 됩니다.
1절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그렇게 살 순 없을까 / 욕심도 없이 어둔 세상 비추어 / 온전히 남을 위해 살듯이
나의 일생에 꿈이 있다면 / 이 땅에 빛과 소금 되어 / 가난한 영혼 지친 영혼을 / 주님께 인도하고픈데
나의 욕심이 나의 못난 자아가 / 언제나 커다란 짐 되어 / 나를 짓눌러 나를 곤고케 하니 / 예수여 나를 도와주소서
2절
예수님처럼 바울처럼 / 그렇게 살 순 없을까 / 남을 위하여 당신들의 온 몸을 / 온전히 버리셨던 것처럼
주의 사랑은 베푸는 사랑 / 값없이 그저 주는 사랑 / 그러나 나는 주는 것보다 / 받는 것 더욱 좋아하니
나의 입술은 주님 닮은 듯하나 / 내 맘은 아직도 추하여 / 받을 사랑만 계수하고 있으니 / 예수여 나를 도와주소서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는 5만교회, 1천만성도라는 교세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인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교회도 많고, 교인도 많다는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은근히 통계를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5만교회에 다니는 1천만성도가 과연 진실로 교회 다니는 사람인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진실로 교회 다니는 사람이라면, 다시 말해서 빛으로 사는 사람, 빛 가운데 거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면, 세상사람들이 이토록 교회를 욕하고, 기독교인들을 비난할 거리들이 많지는 않았을 겁니다. 안티기독교, 개독교회나 개독교인이란 용어도 잠시 생겼다가 금방 사라졌을 겁니다. 목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저를 포함해서 목사들이 빛으로 사는 목사, 빛 가운데 거하는 목사였다면, 이토록 목사를 비난하지 않았을 겁니다. 요즘 세상사람은 목사를 먹사라고도 하고, 심지어는 사기꾼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만약 목사들이 세상을 향해서 조용히 빛을 비추어주는 역할을 온전히 했더라면, 그런 말도 쑥 들어갈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기억합시다. 저와 여러분은 이번 한 주간도 어디를 가든지 때론 사람들로부터 이런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교회 다니십니까?>... 바라기는, 이 말이, <교회 다니는 사람이 어찌 그 모양이냐?> 가 아니라, <역시 교회 다니는 사람이시군요. 예수믿는 사람들은 뭔가 다른게 있습니다.> 이런 뜻의 말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교회 다니십니까?> 이 말에 이어서 상대방의 입에서 이런 말가지 나오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도 당신처럼 교회 다니고 싶습니다>, <저도 당신처럼 교회다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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